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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동 목사] 행동하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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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김진동 목사] 행동하는 믿음

김진동목사1.jpg
김진동 목사(양포교회 담임)

 

해마다 맞이하게 되는 우리 민족의 아픔과 슬픔인 6·25전쟁일과 호국보훈의 달이 올해엔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른 감회가 느껴진다.


목회 시작부터, 젊었던 나는 남들이 가고자 하는 편하고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 어렵고 힘든 곳부터 찾기 시작했었던 그 시간에는 어려움과 힘듦이 오히려 삶의 감사의 제목들로 채워진다는 믿음 반 호기 반으로 채워진 시간이었다.


늘 나는 목회에 대해 고민해 왔다. 그리고 그 고민의 답을 예수님의 삶의 흔적을 보면서 확신으로 내 목회인생에 답하여 왔다. 작고 외롭고 힘든 이들의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는 목회, 그들과 함께 떡을 떼고 그들과 함께 그들의 삶 속에서, 세상의 빛으로 세상의 소금으로서의 사명을 투영시켜가는 생활목회요 복음의 목회를, 구두가 아닌 고무신을 신고 시작했다.


예수님은 배고픈 이에게 설교하시기보다는 먹을 것을 주셨고, 아픈 이에게는 치유를 주신 분이셨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모두가 행복한 하나님의 나라를 전하셨다.


교회 안의 교인들만 중점으로 하는 목회가 아니라, 똑같은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의 이웃들인 그들을 함께 생각하는 목회를 시작했다. 첫 목회지가 이미 문을 닫아버린 교회였다. 지붕이 무너져 내리고 교회 문은 빗장 쳐 대못을 박아놓은 교회였다. 대못을 뽑아내고 무너져 내린 지붕을 고치고, 교회 앞에 뿌려놓은 더러운 오물들을 씻어내며 시작한 목회였다.


예배가 없는 시간은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가정을 방문해 그분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추운 겨울 날씨를 견딜 수 있게 겨우내 쓸 장작을 패서 쌓아두었다. 이 집 저 집 돕다 보니 온 동네 노인들이 나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스스로 순번을 정하여 장작을 패주기를 기다리기 시작하셨다. 고마워하고 미안해하던 그분들이 빚 갚은 심정으로 나오기 시작한 신앙 여정이, 이제는 직분을 맡아 감당하는 교회의 중추적인 역할로 자리 잡게 되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몇 해 겨울 죽지 않을 만큼 장작을 패고 또 패야 했던 그 시절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었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참으로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이다.


일손이 부족한 시골이라 온갖 밭일과 과수원일, 보일러 수리, 전자제품 수리, 경운기와 트랙터까지 몰아가며 했던 고무신 목회였다. 또한 지난 시간 혼자서 돌아가신 외로운 분들의 시신을 200여 구나 염을 하고 초상을 치러드려야 했다.


그러던 중 동네 어르신 중 한 분이셨던 참전용사의 6·25참전에 대한 수기를 대필해드려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A4 용지 30장 정도의 분량을 참전용사인 권경배 어르신의 수기를 대필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그 수기는 국방부를 통해서 책에 실리게 되었다. 나는 그 후로 참전용사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동했다. 동네 어르신들을 모셔다가 목욕을 시켜드리고 식사 대접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인근 참전용사 200여 명을 모시고 잔치를 베풀어 감사를 전하며 섬겨왔다.


나라와 민족에 대해 다시 한 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분들의 숭고하고 고귀한 희생에 감사함으로 섬겨온 지 어언 27년이란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한 해 한 해 점점 더 연로해져 가는 그분들, 한 분 한 분 보이지 않는 얼굴들…. 이제는 몇 분 남지 않아 더 마음이 조급해지는 요즘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참전용사들의 영예와 명예, 전쟁으로 인한 여러 가지 장애를 안고 살아온 외로운 시간을 세상 속으로 끄집어내 드린 시간이었다.
구부정한 허리가 곧게 펴지고 어눌한 말투가 힘찬 군가제창으로 모두가 하나 되던 그 시간들을 어르신들은 너무나 행복해하셨다. 이제는 불편한 거동으로 겨우 30분 정도 살아 계실 정도이다. 이런 나와 뜻을 같이하여 온 정성을 다하여 함께한 우리 양포교회 성도들, 모두의 적극적이고 무조건적인 헌신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이웃과 지체를 섬기는 마음으로 시작한 지난 시간이었지만, 그들의 은혜를 기억하고 되돌리기 위한 시간이 된 것 같아 감사하고 감사하다.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용기와 무엇인가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와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는 용기를 죽는 날까지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 지역과 우리 민족과 이 나라 대한민국을 더 살기 좋은 나라로 지켜나가는 일원이 되기를 다짐하며 70년이나 되어버린 지금에도 종전선언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 또 하나의 소망을 가지고 끝까지 선한 경주자로 남기를 바라며, 우리 지역의 모든 교회들에 당부하고 싶다.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는 교회들이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외로움과 외면 속에서 살아가는 참전용사들의 마지막을 의롭게 보낼 수 있게 지켜들 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 있다. 세상의 권력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우린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는 그 세상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채워가며 바꿔가야 하는 사명을 가진 이들이기에 말이다. 그분들 중 대다수는 거동이 무척이나 불편하신 분들이 많은 실정이다. 건국 이래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우리 교회들이 오늘날까지 수많은 일을 해내고 해내었다.


세상을 움직여 가는 것은 하나님이시며, 그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교회들의 사명인 것이다. 그러기에 다시 한 번 부탁의 말씀을 하고 싶다. 그 누군가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그건 우리 교회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이제 그분들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주위를 한번 주의 깊게 살펴보고 그분들의 남은 일생 속에서 교회를 만나고 그 교회를 움직여 가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시게 되기를, 그리고 우리 지역의 교회들이 다시 한번 일어나 작은 자들을 향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나가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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